[FLASH] light-Bot

 

http://armorgames.com/play/2205/light-bot/

'오늘 한 게임' 이라는 카테고리가, 처음 개설했을때는 플래쉬게임을 타겟으로 했었지만.
언제부터인가 NDSL 게임 전용 카테고리로 탈바꿈한지가 거의 1년.
그런 와중에서 어제 정말 오랫만에 플래쉬게임을 했다.

light-Bot 라는 제목의 이 게임은
로봇을 파란 타일로 이동시켜서 그곳에서 전구를 켜도록 하는것이 목적인 게임.
하지만, 실시간으로 계속 로봇을 컨트롤해주는 것이 아니라
미리 로봇이 할 일을 프로그래밍해 놓으면 로봇이 그대로 움직이는 방식이다.

이때 실제 프로그래밍을 하듯이 함수를 정의해서 사용할 수 있고,
프로그래밍 가능한 커맨드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함수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정의하느냐가 관건이 되는 게임이다.

게임은 총 12레벨로, 본격적으로 어려워지기 시작하는 것이 10레벨 정도부터였던 것을 생각하면
레벨 수도 적은 편이고, 그래서 클리어도 쉬운 편이다.
다만 클리어 뿐만 아니라, 클리어까지 사용한 총 커맨드 수를 줄이는 또하나의 목표가 존재한다.

처음 이 게임이 링크되어있던 사이트의 댓글중에서의 최저 커맨드 기록은 176커맨드 정도
나도 여기에 도전 의식이 생겨서 여러시간을 투자해서 거듭 최적화 한 결과
163커맨드까지 최적화하는데에 성공했다.

그러나 163커맨드를 달성하고 난 후에
나름 자신있게 구글에서 다른 사람들의 기록을 검색해 본 결과는 충격적.
무려 132커맨드로 클리어한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있었다.

내 경우는 처음에 함수의 재귀호출이 가능한지 처음에 테스트를 해보고,
테스트 결과 그것이 불가능해 보여서 재귀호출의 가능성은 아예 배제하고 플레이를 했었는데,
버그인지 의도한 것인지, 교묘하게 그것을 피해서 재귀호출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 존재했다.
그렇게 해서 최적화에 최적화를 거듭해서 나온것이 바로 132 커맨드 솔루션.

어떻게든 여기에서라도 좀더 최적화시킬 여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좀더 검색을 해본 결과, 더욱 흥미로운 내용을 발견했다.
131커맨드 솔루션이 존재한다는 것과, 그 131커맨드 솔루션이 최적해라는 것.
이 방법을 발견한 사람은 프로그램을 짜서 모든 가능성을 시도한 결과
131커맨드 솔루션과, 그것이 최적해라는 사실을 찾아냈다고 한다.

132커맨드 솔루션을 찾아냈을때까지만 해도,
여기에서 내가 더 최적화시킬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는데,
131에서 더이상 줄일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나니 허무한 기분.
게다가 최적해임을 증명하기 위해서 컴퓨터가 동원됐다는 사실도 어딘가 모르게 찝찝한 느낌이다.

한때 많은 수학자들의 도전의욕을 자극시키던 난제인 4색문제가
최초로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서 증명되었을때,
당시의 수많은 수학자들도 이런 허무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나도 가끔 퍼즐게임을 하다가 도저히 답이 안보이는 경우에는
컴퓨터로 프로그램을 짜서 풀어버리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자제하고 있다.
분명히 잘 풀리지 않는 문제를, 하지만 컴퓨터를 이용하면 풀 수 있는 문제를,
컴퓨터를 사용해서 해결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퍼즐 게임을 푸는 데에 프로그램을 짜서 돌리는 것은
어딘가 로망이 없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찝찝한 기분.

뭐.. 그저 여러 시간을 투자해서 문제를 연구하고, 가장 최신의 성과까지 찾아냈으나,
찾아낸 결과, 문제는 이미 모두 해결되어서 더이상 내가 기여할 것이 없다는,
그런 충격적인 사실로 인한 허무함때문에 애꿎은 '컴퓨터로 풀었다'는 부분에
괜한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쩝.